사춘기 소녀의 ‘성장 이야기’
3시간 가량의 분량이긴 했지만, 이 영화를 왜 이제서야 봤는지 아쉬울 정도로 감동적인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는 1947년 '안네의 일기'가 출판된 이래 , 처음으로 영화화 된 작품으로, 아카데미 3개 부문을 석권할 정도로 탄탄한 연출미가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안네는 독일 프랑크 푸르트에서 태어나 4살까지 살았습니다.
하지만 독일 유대인 탄압정책에 위협을 느껴, 네델란드로 이주해 살았는데, 안네가 열세살이 되던해 그녀의 가족들을 포함해 8명의 사람들이(피터의 가족, 뒤셀씨 등) 은신처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이 내용은, 안네가 수용소로 가기 전 밀폐된 공간에서 느꼈던 공포, 분노, 고독, 사춘기의 꿈과 고민들, 그리고 성인으로 성장하며 느끼는 자아의 감정들을 솔직하고 예리하게 표현해 냈습니다.
영화를 본 후, 무삭제판 <안네의 일기>를 사서 읽어봤습니다.
그 책에는 영화에 표현되지 않은 안네의 솔직한 이야기들이 과감없이 나오기도 합니다.
안네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모습은 한마디로 '모순 덩어리'였습니다. 또한 어른답지도 못합니다.
사춘기 아이들에게 부모가, 어른이 얼마나 형편없어 보일 수 있는지 책을 덮은 후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특히, 엄마에 대한 신랄한 비난들이 많아서, 엄마된 입장에서 바라보았을 때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무삭제판 <안네의 일기>도 추천드립니다.
일기장은 단순한 노트가 아닌, 유대인들의 자서전이 되어
안네 역을 맡은 '밀리 퍼킨스'는 이 영화로 스크린에 데뷔했습니다.
‘젊은이의 양지’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인 셸리 윈터스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흑백영화임에도 아카데미 촬영상을 수상할 정도로 촬영기법이 뛰어난 것이 특징입니다.
6월 12일은 안네의 열세번째 생일이면서, 동시 일기를 처음 쓰기 시작한 날입니다.
안네는 “생일날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당신을 보았다”고 일기에 적었습니다.
유대인 학살이 전염병처럼 퍼지던 시절에 소녀 안네에게 일기장은 단순한 노트가 아니라, 자신의 모든 비밀들을 털어 놓을 수 있는 절친한 친구나 다름없었습니다.
여느 또래아이처럼 사춘기, 엄마와의 갈등을 그곳에서 겪어내고 , 이성친구에 대한 사랑하는 감정도 그 좁디 좁은 공간안에서 겪어냅니다.하지만, 이 일기장은 단순히 자신의 이야기를 담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유대인 학살에 대한 공포와 염려, 불안을 생생히 기록했습니다.
이 일기를 통해 나치 치하를 살아냈던 유대인들의 자서전을 남긴 셈입니다.
독일에서 태어난 유대인 '안네'는 히틀러가 정권을 잡고 전쟁이 발발하자 가족과 함께 독일을 떠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정착하게 됩니다.
나치의 유대인 검거와 처형이 더욱 심해지자 안네의 가족과, 연인 피터의 가족, 뒤셀 등은 미리 준비해둔 은신처로 옮겨 은둔생활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하지만 식량을 공급해주던 동료가 군인에게 붙잡히면서 식량이 부족해지고, 결국 내부 분열까지 일어나 상황은 점점 어려워지기 시작합니다.
2년이 넘는 악몽 같은 은둔생활 끝에 이들은 결국 발각되어 안네의 아버지를 제외한 모두가 죽음을 맞게됩니다.
종이는 인간보다 더 잘 참고 견딘다
안네는 일기장에 “종이는 인간보다 더 잘 참고 견딘다.” 고 적혀 있습니다.
안네의 일생은 너무나 어린 나이에 끝이 났지만, 그녀의 표현대로 종이는 인간보다도 더 잘 참고 견뎌냈습니다.
독일 비밀경찰이 휩쓸고 간 은신처에 버려져 있던 안네의 일기는 이들의 은신생활을 도와주었던 미프 부인에 의해 보존될 수 있었고, 훗날 아버지에 의해 출판되어 전 세계인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라는 이유로 우리는 각자의 방식대로 강제적 고립을 당했습니다.
반강제적으로 코로나로 갇혀 있던 시간들은 우리에게 무척이나 무료하고 고된 경험을 주었습니다.
짧았던 그 시간들도 견뎌내기 힘들었는데, 24시간 내내 좁은 그 공간에서 여덟명의 각기 다른 사람들이 2년여를 함께 살아갔다니!
그 안에서 교양과 품위를 잃지 않았던 인물들에 대한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이 영화에 대한 몰입도가 너무 컸던 탓인지 한동안 머릿속에서 수많은 생각이 이어졌습니다.
안내의 일기에 담긴 소원이 떠오릅니다.
나의 희망은 죽어서도 계속 살아 있는 것!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에게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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