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블로그에 자주 유입되는 검색어 중 하나가 '사춘기'더라구요.
제 포스팅에 '사춘기 딸' 이라는 저의 현실 단어(사춘기 딸이 있습니다)가 많이 등장하는 게
유입의 주된 이유인 것 같습니다.
사춘기.
참 어려운 말입니다.
아이와의 간극이 가장 커지는 시기다보니, 부모로서 어떻게 아이를 받아들이기 이해해야 할지
수없이 난감한 상황들에 다양한 감정이 교차합니다.
제 블로그에 유입되신 분들도, 사춘기를 검색하다 오신 분도 계실 테고,
'더 글로리'를 학부모 입장에서 보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어쨌거나, 학부모의 입장으로 바라본 '더 글로리'에 저에 대한 포스팅이
아이의 세계와 , 나의 세계가 좀 더 좁혀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봅니다.
지난 금요일, 넷플렉스 '더 글로리'를 단숨에 몰아봤습니다.
피 한 방울이라도 나오는 영화는 못 보는 '폭력. 잔인물 쓰레기'라
혼자서 그걸 본다는 게 엄두가 나지 않더라고요.
남편과 함께 새벽 4시까지 쉼 없이 몰아봤습니다.
폭력. 잔인에다가 슬픔까지 곁들여지니, 첫 화부터 급 피로도가 몰려왔습니다.
학창 시절에, 그런 비스름한 모습을 본 적 없는 청정 시골동네 출신이라
'저게 정말 사실에 기반을 둔 것 맞나' 하는 의심도 들었지만,
매스컴에서 잔인한 10대들의 추악한 범죄 기사가 이틀 걸러 한 번씩 기사화되는 걸 보면
저 영화는 픽션은 아니겠구나. 싶었습니다.
슬픔을 눌러가며 끝까지 마주해야 한 영화 속 현실은 생각보다 비참했습니다.
우리가 다 알지 못할 뿐, 현실은 영화보다 추악할 테니 말입니다.
학교 폭력으로 산산이 부서진 동은.
가해자를 향해 어떻게 칼날을 겨누는지 차분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소용돌이에 빠져든 가해자들의 이야기가 시즌2에서 더욱 본격적으로 그려질 것 같습니다.
이 영화, 다들 어떻게 보셨나요?
저는 10대 사춘기 딸을 키우는 엄마로서, 마음이 참 무거워졌습니다.
답을 내리기가 쉽지 않더군요.
만약 그런 상황을 아이가 마주한다면 어떻게 하라고 가르쳐야 할까?
섣불리 나섰다가 역으로 우리 아이가 대상이 될 수도 있겠구나.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답을 내릴 순 없었습니다.
이 영화의 계기를 알고 계시나요?
더 글로리를 쓴 김은숙 작가 역시, 여고 다니는 한 아이의 엄마입니다.
어느 날 딸의 질문을 받았다고 합니다.
"엄마는 내가 누구를 죽도록 때리면 더 가슴이 아플 것 같아?
누군가에게 죽도록 맞으면 더 가슴이 아플 것 같아?"
이 질문 자체가 충격이고 지옥이었다고 합니다. 그 짧은 순간 많은 이야기가 머릿속에 펼쳐져서,
그렇게 시작한 이야기가 '더 글로리'라고 합니다.
같은 부모로서 그 시작에 대한 고민의 무게가 느껴집니다.
김은숙 작가의 사연을 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죽도록 패고 오면 얘를 어떻게 사람 만드나 좌절하고 우울해질 것 같은데
죽도록 맞고 오면 그 순간부터 사고가 멈춰서 아무것도 못 할 것 같다",
"너무 끔찍하다", "맞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내 자식이 누군가를 죽도록 때리는 상황은 정당방위쯤 되는 것 아니고서야 그냥 사람이 덜 됐다는 거니까",
"그래도 내 자식이 맞는 것보다는 때리는 게 나을 듯", "맞고 오는 편이 낫다.
맞고 오면 내가 지켜줄 수 있지만 때리고 오면 내가 지켜주지 않아야 되니까",
"남을 죽도록 패고 온 사람을 그래도 내 자식이라고 어떻게 품지. 난 못할 것 같다",
"'죽도록'이 붙으면 부모로서는 패고 오는 게 낫다.
대신 피해자 치료에 최대한 도움 줄 거다. 법적 책임도 지게 하고",
"무자식이 상팔자", "때리는 게 낫다는 사람 많아서 충격이다",
"그냥 둘 다 지옥이다" 등 열띤 반응을 보였습니다.
저 역시 김은숙 작가처럼 충격과 공포입니다.
어떤 일에 '죽도록'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힘이 빠집니다.
아이에게 늘 평화로운 일만 생기길 바라지만, 아이를 키우며 생각도 못한 돌발 변수들이 생기고,
그때마다 수많은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어쩌면 엄마라는 삶은, 아이를 낳기 전과 낳고 키우면서의 두 가지 삶으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최근 읽었던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에 등장하는 '루카스'와 '클라우스'의 이야기처럼
혼돈과 혼란 속의 자신을 꽤나 자주 마주하게 되니까요.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학부모라면 한 번쯤 이상한(?)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내 아이를 통해 듣게 될 겁니다.
그 이상한(?)의 기준이 객관적이어야 하기에, 쉽게 아이 말에 동조하지 않고 상황을 살펴보지만
우리 아이뿐 아니라, 끊임없이 1대 다로 친구들을 괴롭히는 상습범들도 있습니다.
아이의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다다를부렵, 부모는 그제야 칼을 빼듭니다.
제 경우에는, 조심스럽게 개입하려고 노력합니다.
아이의 말을 믿지만, 부모가 아이의 말을 믿고 오판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자식 말을 안 믿어주면 누구 말을 믿냐고 말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런 상황을 여러 번 겪고 보니, 아이들끼리 다툼이 있을 때는 우선, 판단을 유보하고 듣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평소서로의 관계가 어땠는지 힘의 불균형은 없었는지 살펴본 후,
학교 선생님과 소통과 협력을 하는 편이 좋습니다.
피해 학생과, 학부모와 소통하지 말고, 공식적인 절차에 따라 도움을 받을지 여부를 판단하는 편이 좋습니다.
한편, 명명백백 학폭 피해자지만, 가해자로 둔갑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엄마의 여론몰이와, 돈으로 변호사를 고용해서 가해자가 역고소당하는 일도 본 적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티브이에 나오는 장면들이 현실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네요.
실로 영화 같은 현실입니다.
지금도 우리 사회에 '동은이'라는 아이가 없을 리 없습니다.
동은이는 내 아이일 수도 있고, 동은을 잔인하게 괴롭히는 아이가 내 아이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학부모에게 가장 가까운 소재인 '학교 폭력' , '더 글로리'는 그래서 더욱 아픕니다.
'더 글로리'를 보낸 내내 바랬습니다.
'오롯이 피해자들에 대한 복수로 남은 인생을 보내지 말고, 동은이로서의 아름다운 삶을 살길...'
하지만, 김은숙 작가는 동은이를 통해 이 세상 피해자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침묵하며 애써 상처를 지우려 하지 말고 너의 비장함으로 세상을 응징해라".
웃음기 싹 뺀 송혜교의 모습과 나지막한 톤, 비장한 모습은 그래서 더욱 아픕니다.
동은이가 연진이에게 어떻게 복수를 할지. 명오는 어떻게 발견될 것인지.
주여정과 어떻게 이어질지,
모든 날들이 흉흉해질 가해자들의 시즌2 대서사가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
맘카페를 중심으로 '더 글로리'에 대한 반응이 아주 뜨겁습니다.
학폭은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 마주해야 할 낯 뜨거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오은영 박사의 조언이 엄마들에게 가장 현실적인 해결법으로 주목받아 소개합니다.
오은영 박사는 “학교폭력은 일반적인 상식의 선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부모가 반드시 개입해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아이가 집에 와서 눈을 잘 안 쳐다본다든가,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거나,
학교에서 친구들과 즐겁게 지낸다는 보고가 많이 줄어든다거나,
학교에서 불편했던 얘기들을 지속적으로 얘기할 때는
학교에서의 어려움을 예상하고 잘 찾아보셔야 한다”라고 조언했습니다.
#더글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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